우리나라의 농업인력의 8할 이상이 외국인들의 노동력으로 채워지고 있지만, 취업비자 근로자와 법무부가 단기간 외국인이 일할 수 있도록 인정하는 외국인 ‘계절근로자’ 등 합법 테두리안의 농업인력은 1할 미만이다.

농번기와 농한기가 있듯이 대다수 농가들이 원하는 것은 상시 고용 외국인 노동자가 아니라 농번기 수요가 한창인 4월, 5월, 6월, 10월 이때 즈음의 외국인 노동력이다. 노동력 수요에 탄력적 운용이 필요한 대목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불법체류 외국인에 대한 합동단속이 지난 3월과 4월, 2달동안 이뤄졌다. 때마침 농번기를 앞두고 단속이 이루어진터라, 상대적으로 수작업이 많은 밭농사를 짓는 농가들이 인력수급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농민들은 불법체류자라도 고용해서 농사를 지어야 할 판인데 말이다. 외국인 없이 농사짓기 힘든 상황에서 불법은 뒤로하고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해야만 하는 슬픈 현실이 상존한 모양새다.

줄어드는 농촌과 농가인구, 농촌의 급속한 고령화율 증가, 바람직하지 않은 인력중개 시장, 외국인 근로자 입국제한, 가파른 인건비 상승 등 농촌의 노동력 부족과 인력수급에 있어 많은 어려움에 처해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사실 인력 부족의 문제는 예전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고, 이로 인한 농민의 피해도 예견되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업 분야 근로인력 모집과 이를 필요로 하는 농가에 근로인력을 중개하기 위한 농촌인력중개센터를 지난해 154곳에서 올해 170곳으로 운영을 확대했다. 그리고 지난 2월부터 지자체, 농협과 그물망식 핫라인을 구축하여 인력수급 지원 TF 상황실을 운영, 농업인력 수급 지원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경기도 또한 수수료 없는 농촌 인력 중개로 지역 내 농작업 인건비 안정화와 중.소농 적기 인력을 지원하기 위하여 김포, 안성, 파주 등 10개 시.군 11개소의 농촌인력중개센터를 운용중이다. 농번기에 집중되는 일손부족 문제 해결을 위하여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올 상반기 기준, 배정된 인원은 1,261명이다. 이는 전년 동기 738명 보다 523명이 많은 숫자다. 여기에 농촌 외국인근로자 숙소를 건립, 지원으로 농업 고용인력의 안정화에도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이제 ‘농어업고용인력 지원 특별법’(‘24.2.15) 시행이 예정됨에 따라 농업 고용인력에 대한 정기적인 실태조사와 안정적인 지원정책을 추진 해야한다. 이와 관련 경기도 차원의 정책 마련을 위해, 앞으로 관련조례 또한 준비가 필요하다.

아울러 지방자치단체와 농협 등 관련기관의 지역별 인력 수급관리, 임금상승과 인력부족 등 농촌 현장의 문제를 미리 파악하여 신속.정확하게 대응하는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도 깊이있게 고민해야할 부분이다.

명분도 실익도 없는 단속보다 유연성과 실효성 있는 대책으로 농민들의 이마에 깊게 파인 크레바스 주름들을 메워야 한다. 이제 경기도가 적극행정을 펼칠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