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릉푸르릉~” 힘차게 시동이 걸린다. 잠시 후 “움찔”하며 7인승의 모노레일이 움직인다.


뒤편에 붙어 열심히 따라오는 화물 칸이 앙증맞다. 얼굴에 와 닿는 골바람이 참 차다. 천천히 펜션 골짝을 뒤로 하고 늪 산(산 정상에 늪이 있어 봉미산을 마을 어른들은 이렇게 부른다)을 향해 경사진 레일을 따라 객차가 올라간다.


만만치 않다. 짜릿함과 더불어 전율이 느껴진다. 재미가 있다. 의자 등받이에 등과 머리가 눕혀지고 파란 하늘과 흰 구름이 눈에 가득 찬다.

구름을 등진다. 레일을 따라 오르는 산 좌우로 녹색의 잎이 짙다. 잣나무 사이사이로 마가목이 가득하다. 1만 6천 평. 진한 녹색이 산을 덮고 파란 하늘과 끝자락을 마주하고 있다.

펜션 [솔고은] 제갈 준성 대표. 그는 (사)한국임업후계자협회 경기도 지회장이기도 하다. 그는 7살 때 설악을 떠났다가 20년 전에 설악으로 돌아 왔다.

그는 전공이 건축공학이다. 그래서 나무를 소재로 많은 작품을 만들어야 했다. 나무를 통해 자기를 표현하며 작품세계를 완성해 왔다.


그러나 허기진 빈 구석이 채워지지 않았다. 그 이유가 나무가 생명이 있는 대상이고 그 동안 죽은 나무로 작품을 만들어 왔기 때문이라고 깨달은 것은 고향 설악으로 내려온 후 얼마 지나서였다. 그래서 그는 자연과 조화로움을 택했다.


아이들 이름을 딴 펜션 [솔고은]도 자연이 그대로 담겨있다. 억지스러움이 없다. 펜션을 따라 암반 위로 흐르는 작은 계곡은 늘 맑은 물이 가득하고 한 여름에도 한기가 느끼게 한다.


계곡을 뒤 덮은 물소리와 새소리는 세상과 단절시켜 자연스러움 만을 남겨 놓는다. 봄에는 야생화와 봄나물이 가득하고 여름에는 기암괴석을 따라 흐르는 계곡이 뜨거움을 잊게 하고 가을에는 갖가지 단풍이 장관이다. 겨울이 되어 소복이 쌓인 눈 속의 펜션 [솔고은]은 동화 속의 나라가 된다.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 제갈 대표는 깊이 감추었던 꿈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사람이 살려면 자연이 살아야 하고 자연이 살아나려면 먼저 산이 살아나야 한다.

그래서 생명을 지닌 나무와 교류를 위해 임업 종사자가 되기로 했다. 귀향 후 20년을 자연을 살리고 산을 살리는 일에 몰두했다.


10년 전 마을이장을 맡아 생태마을도 만들고 아버님께서 물려주신 4만평의 산을 살리는 일을 시작했다. 그리고 수많은 시장조사와 생각 끝에 지난 해 1만 6천 평의 산에 2-3년생 마가목을 심었다.


이뇨, 진해, 거담, 강장, 지갈 등의 효능을 가지고 있으며 신체허약을 비롯하여 기침, 기관지염, 폐결핵, 위염 등에 좋은 약재로 쓰이는 마가목은 봄에는 녹색으로 5월에는 작은 꽃들이 흰색으로 가을에는 열매들이 붉은 색으로 산야를 물들인다.


마가목은 소득을 보장하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전해 주는 착한 나무다.

임업인의 소득은 농업인의 84%이고 어업인의 72%이다. 제갈 대표가 가슴아파하고 책임감을 가지는 이유이다. 그리고 이 문제를 마가목이 해결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그리고 마가목 관리와 열매 채취를 위해 올 봄에 350m 구간에 모노레일을 설치했다. 향 후 300m구간을 연장 설치해서 산 정상까지 닿게 할 계획이다. 1차 모노레일 설치 후 시험운행을 시작했다.


그런데 시험운행 과정에서 모노레일을 탑승한 펜션의 관광객들의 반응이 폭팔 적이었다. 자연과 호흡하며 건강을 챙기고 스릴을 느끼며 재미를 더하는 과정 과정이 손님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되었던 것이다. 탄성에 탄성으로 이어졌다. 제갈 대표에게 또 하나의 가능성이 발견되는 순간이었다.


이러한 가능성을 제갈 대표는 현실화하고 있다. 마가목 축제를 계획하고 불분명한 테마로 손님이 줄어든 지역의 펜션들에게 관광자원으로서 모노레일을 선보이며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마가목을 통해 임업 인들과 귀 산촌 인들에게 희망을 불어 넣고 있는 것이다.


제갈 준성 대표. 그의 얼굴은 항상 환하다. 50대 중반의 나이에 흔히 드리울 수 있는 삶의 그늘진 흔적을 찾을 수 없다. 남 못지않은 고생을 한 제갈 대표이지만 꿈이 그를 이렇게 만들어 가는 가 보다.

◈ 주소 : 경기 가평군 설악면 봉미산안길 190-93

◈ 문의 : 솔고은펜션대표 제갈 준 성 (031)584-5729, 010-9072-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