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사.

안내를 받아 올라선 2층에서 만난 도명 스님. 크지 않은 키. 합장한 손등의 세월의 흔적과 달리 세월을 잃은 동안(童顔)은 건강한 하이얀 빛이다. 단호함이 배어 있는 발걸음에는 그 간 스님의 삶이 담겨 있다.

작은 방. 다기(茶器)와 함께 가야금이 자리하고 있다. 우롱차의 깊음을 음미하며 막힘없는 스님의 이야기에 마음을 앗겨간다.
 

어린 시절 국악을 시작한 도명스님. 그래서 스님은 소리에 대한 관심은 남다르다. 스님은 우리의 소리는 맥박이고 맥락이며 사람을 분동시키는 힘이라고 단정한다.

그냥 단순한 멜로디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스님은 숨어있는 소리를 찾는 일은 사명에 가깝다. 1985년 가평의 용소 동에 수행도량을 정한 스님은 가평의 소리 채록(採錄:필요한 자료를 찾아 모아서 적거나 녹음함)을 위해 소리를 찾아 나섰다.

가평역에서 노인들의 이야기와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북면의 농악 팀들과 어우러지고 상천의 ‘비나리(순우리말: 앞길의 행복을 비는 말을 하다)’ 소리도 찾아갔지만 가평 소리의 흔적을 찾기 어려웠다.

남겨진 것이 없는 소리의 볼모지 가평이었다. 경기지역인 가평이지만 신라시대부터 때론 강원 춘천부 소속으로 경기 북부 포천소속이 되어 경기의 소리로도 강원의 소리로도 체를 특정이 불가능했다.

그래서 주변의 소리들을 아우르는 특성을 가진 소리의 체로 민요를 만들기로 결정했다. 오히려 가평의 소리는 다양성을 갖춘 독특한 가평만의 소리의 체로 하여 가평 민요를 만들 수 있었다.
 

이 후 가평군의 지원과 국립국악원의 후원으로 가평아리랑을 비롯하여 가평뱃노래, 가평 방아타령, 가평찬가, 고향의 달 5개의 곡을 만들고 2011년 12월 발표회를 가질 수 있었다.

당시 문화원장과 군의장이 큰 힘이 되었다. 고비 고비를 넘겨 새롭게 탄생한 가평의 소리를 알리는 장이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침묵의 7년의 세월.
 

뒤로한 긴 세월 속에 안 밖의 실력을 덧쌓고 음악의 완성도를 높여 지난 곡을 새롭게 편곡하고 소리를 정리하여 올 해(2018년) 음반을 새롭게 제작했다.

그 음반의 제작 기념 발표회를 가진다. 가평지역과 주변의 소리가 발표되고 일본의 어촌 가고시마의 소리와 무용도 자리를 같이 한다. 일본의 춤과 민요를 접할 기회를 제공하여 더 넓은 예인(藝人)을 추구하려 한다.
 

4월 21일 가평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리는 음반 제작 기념 발표회의 주제는 [가평의 소리 봄! 봄! 봄!]이다. 가평의 소리에 봄의 희망과 미래를 담고 가평의 소리를 바로 보고 느끼는 시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도명 스님은 “우리는 소리에 대한 견문을 넓혀야 한다. 이번 발표회에서는 일본의 민요와 춤을 다음에는 대만, 중국, 더 나아가서 아시아 전역의 민요와 연주를 접하고 느껴가며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가평 민요를 만들 것이다.” “가평을 아끼고 우리 민요를 사랑하는 가평인의 마음으로 가평 민요가 우리 군민의 마음에 안착하고 서로의 입을 통해 불리어 후세까지 길이길이 전해져 가평을 대표하는 민요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며 간절한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