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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부인과 함께 분식집을 시작한 것은 23년 전 1995년. 그전에 그는 남들이 부러워하는 큰 규모의 가구회사를 운영하는 CEO였다. 대학을 졸업하고 그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사업을 시작했다.

젊은 패기와 결단력은 날로 회사를 번창시켰다. 콘도와 호텔에도 납품을 시작했다. 최고의자리에 오르는 것이 결코 꿈이 아닌 듯 했다. 그러나 빠른 성장과 사업 확장이 화근이 되었다.

점검할 시간과 여유를 갖지 못했던 것이다. 1993년 8월15일. 결국 회사는 최종 부도가 났다. 아무것도 남은 것이 없었다. 그 친한 이웃과 친구들도 등을 돌렸다. 전화 통화 자체가 되지를 않았다.

빚더미 속에서 찾은 곳이 청평이었다. 유일하게 등을 기대고 누울 수 있는 방가로를 공짜로 빌려 줄 수 있다는 선배가 청평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선택과 고민의 여지가 없었던 것이다.

그 방가로에서 아이들과 청평의 차가운 겨울을 두번 보냈다. 시름과 좌절의 시간 시간을 보내면서 그대로 주저 않을 수는 없었다. 양 대표가 일거리를 찾아 나선 후 부인은 부인 나름대로 일거리를 찾아냈다.

붕어빵과 오뎅 장사였다. 어찌 저찌 모은 돈 이십만원이 사업자금이 됐다. 벼룩시장을 통해 상봉동 붕어빵 장사에게 붕어빵 기계를 비롯한 장사 도구를 인수 받고 장사 요령을 배워 청평 교 앞에 파라솔을 치고 장사를 시작했다.

손에 물 한 방울 묻히지 않고 생활하던 부인이 억척스레 일을 시작했다. 1,000원에 7개씩 팔았다. 맛과 정성이 손님들에게 전해졌다. 줄 지은 손님들은 우리 가족에게 가능성을 선물해 주었다. 얼마 후 바로 아래 청평시장 입구 건물 처마 아래로 사업장(?)을 옮겨 떡복기와 튀김을 추가 분식을 시작했다.

간판도 걸었다. 기억하기 쉽고 부르기 쉬우라고 LG분식이라 이름했다. 그리고 배달을 시작했다. 짜장면 한 그릇 값(3,000원) 만큼 분식을 주문하면 배달을 해 주었다.

짜장면 한 그릇 값이면 두세 명이 먹을 수 있는 양과 더불어 맛과 정성이 배달이 되니 여기 저기 입소문을 탈 수 밖에 없었고 차츰 차츰 매출은 늘어갔다. 하지만 그 것은 배달의 책임까지 짊어진 양 대표의 끝없는 고단함의 시작이었다.

그래도 행복했다. 땀을 타고 찾아온 보람이 모든 것을 극복하게 했다. 그리고 1997년. 정식으로 건물을 임차해서 분식집을 차렸다. 맛 집을 찾아다니며 맛을 보고 돌아와 밤새워 며칠 씩 소스를 개발하고 맛을 정량화하기 시작했다.

10년이 넘어서야 간신히 빚을 갚을 수 있었다. 빚에서 해방이 되자 주위를 돌아보게 되고 그 동안 체인점 문의를 하던 이웃들에게 부부는 많은 고민과 상의 끝에 문을 열기로 마음을 먹었다.

이유는 한가지였다. ‘없는 사람에게 먹고 살게 해 주고 싶다.’는 바람 한 가지였다. 2013년 [또뽀기야]로 상호를 바꾸고 체인점 등록도 했다.

누구든지 가게만 얻어놓으면 어디든 찾아가서 아는 모든 것을 알려 주고 나누었다. 이제 체인점이 수도권과 경기지역에 13개로 늘었다. 청평에 본점을 두고 지난 해 설악면에 직영분점을 열었다.

새벽이면 각 체인점으로 배달될 재료를 발송하고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한 설악면으로 양 대표는 출근을 한다. 직원 한명과 운영하는 설악점에서도 배달은 양 대표 몫이다. 오토바이 뒤에 분식을 담고 솔 고개 넘어 회곡리로 가평대교 넘어 고성리로 달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