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 앉은 그 녀의 바쁜 몸 짓에도 시간의 지배는 받지 않는 여유로움이 내 비친다.

일산이 고향인 신 현숙 대표는 어린 시절 꽃을 마냥 좋아했다. 앞 뒷뜰의 꽃들이 그 녀에 가려진 손에 이끌리어 이리 저리 자리를 바꾸고 키 높이를 달리하며 자리를 찾아가 작은 병에 모이면 그 것은 책상위에 작은 뜰이 화원이 되고는 했다.

그리고 성장하면서도 그녀는 꽃과 더불어 삶을 가꾸어 갔다. 꽃꽂이 자격을 취득하고 그 것을 가르치는 일을 했다.

그러다 선한 성품의 남편을 만나 서울에서 결혼 생활을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후 청평으로 내려와 청평터미널 옆의 꽃집을 인수했다. 1년여 꽃집을 운영했다. 그리곤 가평읍으로 왔다. 청강화원 이라는 이름으로 꽃집의 문을 열었다. 그 것이 1997년 일이다.

초기의 가평생활은 녹녹하지 않았다. 막막한 타향살이. 아는 이도 없었지만 지역의 인심은 지역 출신 꽃집으로 몰려갔다. 하루 종일 꽃 한 송이 팔지 못한 날들이 이어졌다.

적자 운영의 끝이 보이지 않았다. 해결책을 찾을 수 없었다. 해야 하나? 아니면 접어야 하나? 향 후 사업 방향 설정을 고민할 때 기대치 못한 곳에서 길이 열렸다.

그 당시 가평초에 계셨던 L선생님. 그 분이 길을 열어 주셨다. L선생님은 어머니 꽃꽂이 교실을 열어 신 대표와 연결해 주었다. L선생님의 긍정적인 시각과 그 당시 지역에서 찾기 어려운 꽃꽂이 강사와의 만남이었다.

이 과정에서 학부모 어머니들에게 실력을 인정받게 되고 그 것은 어머니들을 통해 입소문을 탔다. 조금씩 사업이 성장의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바쁜 나날이 시작되었다. 수입도 안정되기 시작했다.

더 보람이 있었던 것은 꽃을 사고파는 유통과정에서 매일 다양한 꽃을 만지고 느끼고 같이 호흡할 수 있었던 것이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기쁨이 되었다. 그리고 청강화원을 통해 퍼져 나간 꽃으로 인해 축하와 위로를 받고 행복해 지는 사람들이 가평지역에서 늘어난 다는 것이 기쁘기만 했다.
 

신 대표는 꽃이 좋은 사람이다. 세상에 싫은 꽃이 없다. 꽃의 향은 매일 아침 2층의 집에서 아래 꽃방으로 이끈다. 그녀의 하루는 이렇게 시작이 된다. 매일 아침 손끝에 닿는 잎과 줄기와 꽃은 각기 다른 느낌이 오고 이 것 들이 모아져 같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꽃 안이 생명은 언제나 새롭고 신비롭다. 꽃과 같이 하는 시간은 그저 꽃만이 그 녀의 곁에 있다. 모든 세상의 분주함을 잊게 해준다. 그 시간 그 녀가 만들어 가는 꽃바구니와 꽃다발 그리고 화환들에는 그 녀의 삶이 녹아져 들어가게 한다.

그리고 4년 전부터 신 대표는 지역 활동을 시작했다. 그 동안은 이름만 걸어놓기가 싫어서 홍보 목적의 활동도 마음에 맞지 않아 하기도 싫었지만 더 큰 이유는 불특정하게 들이 닥치는 손님과 주문 때문에 짬을 내는 것이 어려워 지역 봉사활동을 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이제 가평이 그 녀에게 베푼 고마움을 조금이라도 보답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뛰어 들었다. 그래서 가평읍주민자치위원도 하고 바르게 살기운동회원도 자진해서 가입했다. 그리고 가평읍내10리 부녀회장을 맡아 3년 동안 봉사다운 봉사를 이어가고 있다.
 

신 대표는 가평은 보여주기 위한 행사와 행위가 아닌 소외되고 어두운 구석을 챙기면서 찾아가는 사람을 요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녀는 주어진 여건에 따라 필요를 채우며 손에 닿는 어떤 일이든 거부하지 않고 먼저 행한다. 그런 그 녀는 일을 하다가고 생각이 미치면 마을 노인 회관에 간다.

양 손에 노인들이 쉽게 드실 수 있는 과일을 들고 때로는 과자를 싸들고 간다. 반가워하시는 어르신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그 분들이 살아오신 세월 가운데 묻어나는 경험과 지혜를 저절로 얻게 된다. 그 녀는 이제 이러한 행복의 가치를 점점 더 느끼게 된다.

등불회가 있다. 신 현숙 대표가 3년 전에 가입했다. 신 대표와 닮아 있는 회원 20여명이 모여 만든 모임이다. 신 대표는 이 모임을 좋아한다.

이 모임은 회비를 모아 불우이웃을 돕는다. 아무도 모르게 왼손도 모르게 그저 남을 돕는다. 이 모임은 낮은 자리에서 미래를 고민하며 만나서 이야기하고 운영한다. 그래서 학생들을 후원하고 돕는 일을 우선적으로 하고 있다.

신 현숙 대표에게서는 가을의 꽃 국화 향이 난다. 격렬했던 그 여름 뒷자리에 생겨난 빈 구석을 채워주는 국화처럼 화려하지 않은 색으로 사람의 마음을 채우고 사람과의 관계를 이어가는 사람이 신 대표다.

그 녀는 화려함 보다 잔잔함으로 상대방을 편하게 한다. 신 대표는 꽃의 아름다움을 더 깊고 아름답게 가꾸어 세상에 나누는 기쁨으로 사는 사람이다.

청강화원 대표 신현숙

031/582/6536,  010/7365/9191

경기도 가평군 가평읍 읍내리 182 (가평등기소 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