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가평군은 예부터 산수가 아름답고 인심이 순후하기로 이름난 고을. 그 가평군에서도 가장 웅장하고 높은 산이 화악산(1,468m)이다. 화악산은 그 자락이 넓고 깊어 주위에 응봉·석룡산·백운산 등 고산준령을 여럿 거느리기도 하였거니와 빼어나게 아름다운 계곡도 여럿있다. 그중 하나가 석룡산(1,120m) 자락을 적시며 흐르는 조무락골이다.

조무락골은 가평천의 최상류에 해당되는 가장 깊고 험한 계곡이다. 늘 새들이 조잘(조무락)거린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6km에 걸쳐 폭포, 담, 소로 이루어진 조무락골은 바캉스 시즌에 더욱 빛난다. 등산코스도 완만하고 시종 물소리를 들으며 오르내릴 수 있기 때문에 더위를 잊고 산행 할 수 있다.

석룡산이 위치한 가평군 북면 적목리는 강원도 산골 못지않게 교통이 불편한 오지여서 그만큼 비경지대를 많이 간직하고 있다.

가평에서 목동을 거쳐 가평천을 거슬러 올라 가면 계류 한가운데 둘레 5백m 가량 되는 여의도란 작은 섬이 나타난다. 붉은 소나무숲으로 뒤덮인 아름다운 섬이다. 이곳서 1.5km 더가면 조무락골 입구인 용수목마을이다. 북쪽 사창리로 가는 길을 따라가다 38교 다리에 이르러 오른쪽 계곡길로 들어선다. 이곳에서부터 조무락골이 시작된다.

조무락골은 석룡산 내부로 6km나 이어진다. 조무락골에는 또아리 틀 듯 폭포수가 돌아 흐르는 골뱅이소와 호랑이가 웅크린 모습을 한 복호등폭포가 장관이다. 조무락골 초입인 38교에서 계곡의 물소리를 들어가며 수레길을 따라 1.2km 가면 토종벌을 키우는 외딴 농가가 나타난다. 농가를 지나 5백m를 더 들어가면 유명한 복호등폭포다.

두번을 꺽이며 20m를 내리꽂히는 흰 물줄기가 아름답다. 바위를 타고 폭포 위로 올라가면 복호등폭포 위에도 10m 높이의 폭포가 이어져 있다. 힘차게 쏟아져 내린 물이 3-4명이 들어가 목욕하기에 좋을 만큼 좁은 웅덩이로 들어 가는데, 누군가가 일부러 정과 망치로 다듬어 놓은 것인 양 매끈하고 정교하다.

조무락골에서 석룡산을 오르기는 어렵지 않다. 하늘을 가릴듯한 낙엽송숲이 주능선길로 이어져 시원하다.

정상에서의 조망은 비할데 없이 아름다와 감탄사를 연발하게 한다. 북쪽의 백운산, 도마치봉, 번암산과 사창리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고 동북쪽의 대성산, 백암산이 건너다 보인다. 또 동쪽으로는 화악산과 촉대봉이 높게 올라서 있고 남쪽으로는 명지산, 서쪽으로는 국망봉이 멋진 자태로 누워 있다. 정상에서의 하산은 능선을 타고 내려 조무락골로 내려오면 용수동 마을에 다시 닿는다.

조무락골에서 흘러내린 물줄기는 명지초등학교가 있는 거리태와 백자동 관청리를 거치는데 도처에 암벽과 옥류가 어울려 선경을 빚어 놓는다. 또 익근리 서쪽의 물줄기는 명지산에서 직접 흘러 내려와 가평천을 이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