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기운이 완연한 3월 첫 째 주말인 3일 가벼운 마음으로 가평군 청평면과 설악면, 양평군 서종면 경계상에 송곳처럼 솟아 있는 화야산(754.2M)을 오르기로 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집을 나섰다.

화야산은 북으로 뾰루봉, 남서쪽으로 고동산을 거느리고 있는 산으로 북한강을 청평호에서 남쪽으로 휘어 흐르게 만든 산줄기로 골이 깊고 수량이 풍부해 다양한 나무가 서식하고 있다.

청평면 삼회2리 화야산 초입세에 도착하니 1,500명의 식수로 사용한다는 상수원보호구역 대형 간판이 한 눈에 들어오면서 길손의 마음을 한층 긴장시킨다.

초봄인데도 바위 틈새로 우렁찬 소리를 내며 녹아내리는 계곡물이 파란색을 띠다 못해 검푸른 색을 띠는 것이 옥수 중에 옥수다. 그래서 삼회리 주민들이 생명수를 지키려고 입구부터 약 500m에 이르는 등산로 계곡에 헨스를 쳐 오염을 막으려는 노력이 엿보였다.

한참을 오르다보면 등산로 주변에 단풍나무, 잣나무, 참나무 등이 군락을 이루고 특히 생강나무, 졸참나무, 소태나무, 쪽 동백나무, 귀룽나무, 신갈나무 등 다양한 경관수와 조경수, 약용 및 식용수를 만났다는 것이 또 다른 산행의 볼거리를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이곳은 4~5월 봄에 이름 모를 형형색색 꽃들이 만발해 전국의 야생화 사진작가들이 많이 찾는 곳으로 이미 널리 알려진 곳이다.

등산로 주변에 수북이 쌓인 낙엽을 보니 화야산에 오르다 밤을 만난 등산객이 이불로 사용해도 이만한 비단 이불이 어디 있을까 하는 생각에 잠겨보았다.

또, 역광에 비친 군락지의 단풍나무 잎들은 단풍철 화려한 색깔을 띠고 떨어진 낙엽들처럼 하얀 백설기에 뿌려진 팥을 연상케 하는 착각에 빠져들게 하는 착시현상에 겨울 산행의 진미를 더하게 한다.

8부 능선에 다다르면 가파른 경사에 산악인들도 몇 번이고 쉬었다가야 할 정도로 호흡 조절을 하기가 힘들다.

일단 인내심으로 힘든 산행을 거쳐 정상에 오르면 북쪽에 뽀루봉, 남서쪽에 고동산 봉우리와 북한강이 한눈에 파노라마처럼 펼지는 풍광이 너무 아름답고 장관이다.

이래서 땀 흘리며 산행하는 즐거움이 여기 있구나하는 생각을 다시해 보며 이번 산행으로 또 다른 성취감과 행복을 만끽했다.

정상에서 만난 서울의 한 등산객은 화야산 등산에 대해 “ 수도권에 위치해 자주 찾는다.” 며 “ 다른 산에 비교해 산은 낮지만 계곡이 깊어 수량이 많고 다양한 종류의 나무가 서식해 계절 따라 산행하기가 너무 좋다.” 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