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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년 전부터 3대 째 가업 아닌 가업을 이어오고 있는 외고집 전통(현암)한옥 장인이자 가짜가 아닌 진짜 상투를 본인 스스로 틀고, 한복을 입고 1년 365일을 생활하는 현암 윤영일 선생.
본인의 이런 생활에 대해 주변 사람들이 기인(畸人)이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 대뜸 “전통을 지키고 살면서 손에는 스마트폰을, 책상에는 컴퓨터로 업무를 처리하는 그런 현대적인 사람입니다”라며 웃을 뿐이었다.
한 지인의 소개를 받아 처음 대한 인상은 소탈하지만 장인(匠人) 정신이 베어 나온다는 느낌이다. 스스로 현암차라고 명명한 국산차를 내어왔다. 지리산 황차와 수국을 말린 전통차의 은은한 향기를 음미하며 대화를 이어갔다. 무엇보다도 머리에 두른 망건(網巾)과 유건(儒巾)이 무엇보다도 시선을 끈다.
필자의 시선을 의식해서인지 “혹시 상투는 TV드라마나 영화의 사극에서 보는 눌러 쓴 것으로 보이냐고 먼저 묻는다” “네”라고 답했더니 바로 유건과 망건을 벗고 머리를 보여 주었다.
반백(半白)의 머리를 가진런히 쓸어 모아 정갈하게 상투를 틀은 실제 모습에 적잖이 놀랐다. 1년 365일 한복을 입고 일상 생활을 한다는 것에 대해서도 놀랐는데 직접 상투를 틀고 심지어 밤에도 유건만 벗고 잠을 잔다는 사실에 더욱 놀랐다.
3대째 가업을 이어오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부친이 매을 들면서까지 반대했지만 여지껏 해오고 있다면서 웃었다.” 부친의 반대 이유는 단 하나 경제적 어려움 때문이라고 했다.
현암 선생 본인도 자식에게만은 절대로 이일을 말리겠다고 손사레를 쳤다. 실제로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직장 생활도 해봤고 그런가 하면 무작정 해외 여행을 떠나 6년여 동안 방랑 생활을 즐기면서 지구상에서 가보지 않은 나라가 거의 없을 정도라고 했다.
상투를 틀지 않은 것은 군대 생활과 1년 남짓 직장생활 그리고 해외 여행정도였다고 한다. “7권의 여권을 사용하면서까지 해외를 다니고 해외문화를 접하면서 오히려 우리나라 문화의 매력에 더 빠져들어 오늘에 이르렀다”고 현암 선생은 과거를 회상했다.
결국 부모님의 반대로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했지만 나이 40이 넘어서야 문화재처리고건축학을 전공하고 IT디자인학과를 수료하는 등 우리의 전통에 과학적 디자인을 접목하는 시도를 시작했다. 문화건축공학으로 석, 박사 과정도 마칠 정도로 학업과 일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음을 느끼게 한다.
강원도 원주가 고향이지만 서울에서 생활하다 20여년 전 가평에서 정착하게되었다는 현암 선생은 본인의 호를 딴 가평현암농경박물관 건립에 대해 “돌아가신 조부님께서 물려주신 대패 인두 등 몇가지 건축 유품이 계기가 되어 전국을 돌아다니며 농경 관련 물품을 구하고,
또 아는 지인으로부터 기증도 받고 해서 현재의 농경박물관을 건립, 가평군에 기증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10년 전에 가평북중학교내에 건립된 농경박물관은 600여평의 2층 건물에 3천여 점의 농경 관련 물품들을 전시하고 있으며 평일에는 오전 9시부터 5시까지 토, 일, 공휴일은 3시까지이며 월요일은 휴관일이다. 매주 토요일에는 문화관광해설사가 상근하며 설명도 해준다.
가평군청 참여마당 코너와 다음 카페에 가평문화탐방코너를 개설 매달 전국으로 문화 탐방을 떠나며 전국 교육관련 단체나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기업의 초청으로 우리나라 전통문화나 교육과 관련한 강연이 주요한 일과라고 밝혔다.
끝으로 현암 선생은 전통한옥 전문가로서 “요즈음 사람들은 전통한옥의 우수성이나 멋을 잘 알면서도 무늬만 따르고 흉내만 낸 한옥들을 고집한다”며 “때로는 대충 살아가면 될 것을 굳이 장인정신을 고집하는 것이 피곤한 일이기도 하지만 죽는 날까지 전통 한옥을 포함한 옛것만은 지키고 싶습니다”라며 말을 맺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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